일상적인 이야기

죽은 수초는 꺼내는 것이 좋을까?

얼음땡 2023. 3. 13.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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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는 죽으면 바로바로 꺼내는 사람도 수초가 죽으면 그대로 썩거나 녹아서 없어질 때까지 두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대로 수조 내에 영양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방법이 좋을지 생각해 봅니다.
 

수초가 녹으면 영양분(액비)이 될까?

조직이 연한 수초들은 대부분 사망(!)과 동시에 분해가 이루어져서 일반적으로 녹는것처럼 보이면서 수조 내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잎보다는 더 두꺼운 줄기나 뿌리들이 좀 더 오래 남아 있게 되지만 여과가 잘되고 있는 수조라면 줄기와 뿌리도 곧 분해됩니다. 아마 대부분이 수분이고 나머지 수초를 구성하는 성분이 또 다른 (살아있는)수초를 구성하는 성분이라는 합리적 추론을 해볼 수 있기 때문에 그대로 둔다면 다른 수초가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고 정리의 귀찮음도 덜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대부분은 맞고 일부는 틀리다.

정기적인 환수가 이루어지고 대부분 수초의 상태가 좋으며 여과가 잘 이루어진 수조라면 일부 수초의 녹음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의 경우의 수조(여과와 환수가 부족한)에서 죽은 수초는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 제대로 분해되지 않은 수초의 조직은 분해되지 않고 썩게되서 여과에 부담을 주고 수초와 경쟁하는 이끼가 늘어나는데 좋은 영양분을 제공합니다. 영양분이 되긴 돼도 이끼가 먼저 사용한다면 즐거운 상황은 아니겠지요?

  • 그 자리에서 그대로 녹거나 썩는게 아니라 하늘하늘거리다가 여기저기 달라붙는 것도 문제입니다. 관상에도 문제이고 다른 수초의 잎이나 줄기에 달라붙어 녹게 되면 광합성을 방해하고 바로 지근거리에서 독성물질을 포함한 오염물을 방출하니 이것도 살아있는 수초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 낮은 가능성이지만 일부 수초가 사망하면서 방출하는 화학적 신호나 자극 역시 살아있는 다른 수초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빠르게 분해되거나 환수를 통해 해결되겠지만 환수도 안하고 여과도 시원찮다면 살아있는 수초들이 죽은 수초의 일부를 보며 비명을 지를수도 있습니다.(음...)

수초는 왜 죽었나?

질문의 처음으로 돌아가 수초가 왜 죽었는지가 중요합니다. 다른 수초들은 모두 멀쩡한데 생기는 지엽적인 사고 ( 새로 산 수초의 초기 상태가 불량인 경우 등)가 아닌 수조 자체의 근본적인 문제로 인해 수초가 하나 둘 죽는다면 넋 놓고 '아 이거 그냥 녹아서 다른 수초 도움 줄 거야' 해서는 안되겠지요. 수온, 조명, 여과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적인 환수를 겸해 수조의 상태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 경우 죽은 수초는 바로 건져내서 또 다른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러하듯 정상적인 수조에서의 일부 오래된 잎의 떨어짐, 트리밍을 하다가 일부 잘린 수초잎 등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바로바로 건져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잎을 굳이 썩게 두는 것은 여과의 낭비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쉽게 건질 수 있는 잎을 녹이는 것 말고도 여과박테리아들은 수조에서 할 일들이 많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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