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이야기

부세 수중화 하는 법

얼음땡 2023. 4. 13. 22:00
반응형

조직 배양이나 농장에서 수상으로 키워 판매하는 부세를 구매하는 경우, 이 친구를 수조에 넣어 물속에 잠기는(submerged) 환경에 적응시켜야 하는데 이를 수중화를 한다고 말합니다. 별 일 아니라면 별 일 아니지만 싹 다 녹아버리면 상당히 얼얼한 이 과정에 대해 알아봅시다.

 

왜 수중화가 필요한가?

2023.02.02 - [일상적인 이야기] - 부세파란드라의 인기 비결?

 

부세파란드라의 인기 비결?

국내에 2010년대 초반에 소개되어 지금까지 여러 굴곡진 역사를 써 내려가면서도 꾸준히 사랑받는 부세파란드라(bucepharandra)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요? 수초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 번은 키우게

fishgall.tistory.com

 

앞선 포스팅에서 서식지에 대해 언급한 것과 같이 부세는 습지나 계곡의 물가에 살면서 비가 와서 물이 불어나면 물에 잠겨서, 또 비가 오지 않아 물이 줄어드면 물가에 노출되어 사는 풀떼기입니다. 

일견 생각해도 그럴것이지만 물 밖에 살던 식물이 완전히 물에 잠겨 살아야 한다면 상당한 '침수스트레스'를 받고, 이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당장 대기 중에서 쉽게 공급받을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농도도 사이다에 잠겨있는 게 아닌 이상 떨어질 수밖에 없고 호흡을 위한 산소의 농도도 마찬가지겠지요. 물속에 잠기기 때문에 광량은 수면 밖의 환경보다 줄어들 것이고 물을 투과하고 들어오는 빛의 파장 역시 수상에서의 그것과 달라질 것입니다. 이렇게 다이내믹한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많은 업자(...)들과 애호가들이 몇 가지 팁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아래와 같습니다.

부세 수중화 하는 법  

1. 어느정도 낮은 수온을 유지한다. (21도~26도)

2. 안정적인 여과시스템이 구축되어 오염물질이 낮은 농도를 보이는 수조에 투입한다.

3. 이산화탄소 공급

 

번외로 해외의 경우 5 dGH 이상의 경도가 도움이 된다는 팁 정도가 있었는데 얼음땡의 경험상 큰 요소는 아닌 것 같고 중요한 요소는 낮은 온도와 깨끗한 물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낮은 온도와 깨끗한 물이 수중화의 핵심

곱씹어보면 당연한게 이게 자연에서 부세가 수중화를 겪는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습지에서의 수온은 그렇게 높지 않고 당연히 흐르는 물이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쌓이지 않는 환경이니 이러한 환경과 비슷하게 맞춰주면 알아서 수중화가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초보들이 부세의 수중화를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 이와 정반대 되는 환경에서 부세를 수중 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높은 온도와 더러운(?) 물에서 수중화 시도

새로 부세 항을 세팅하고자 소일을 깔거나 바닥비료를 넣고 조직배양이나 비밀수입 부세를 넣은 환경을 생각해 보면 왜 쉽게 망하는지 이해가 됩니다.

부세가 비료빨을 좋아한다는 소문을 듣고 깔아놓은 소일에서 뿜어져 나오는 질소산화물 중심의 오염물질은 또 새로 세팅한 수조라 빠르게 분해되지 않고 안 그래도 갈길이 바쁜 부세에게 더욱 큰 스트레스를 주게 됩니다.

또 실제로는 낮은 온도가 적합할 터인데 ' 새로 세팅했으니 온도는 정석대로 25도야!' 또는 ' 머라도(?) 빨리 활성화되라고 온도를 높이자!' 는 아이디어와 세팅은 역시 도움이 되지 않겠지요.

결과적으로 새로 수조를 세팅해서 거금을 주고 사온 부세가 샤르르 녹아버리면 부세 수중화는 하나의 거대한 장애물처럼 느껴지고 이러한 실패담들이 구전되어 실재보다 더욱 어려운 문제로 느껴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새 수조에서 수중화를 한다면...

위의 내용을 통해 아래와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1. 그냥 얼음땡이 가끔 분양하는 수중화 된 부세를 구하자.

2. 가급적 기존 수조에 투입하자.

 

하지만 수중화 된 부세도 구할 수 없고, 기존 수조도 없는 경우라면 역시 원론적으로 여과싸이클의 완성을 기다린 후에 투입하거나 식재 후 대량의 노가다성 환수를 통해 낮은 오염물질 농도를 유지시켜 주는 동시에 위험구간을 빨리 돌파하는 전략으로 이탄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수중화의 실패를 막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시기에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TDS 미터기가 훌륭한 조수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이고요. 가능하다면 TDS 200 이하의 깨끗한(?) 수질을 목표로 초기에는 잦은&대량의 환수로 소중한 부세파란드라의 수중화를 응원해 주시는 게 좋겠습니다. 아, 온도도 일반적인 수조에 비해 22~24도 정도의 다소 낮은 수온으로 맞춰주시는 걸 잊지 마세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