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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이야기

수초항 환수가 중요한 이유

by 얼음땡 2023.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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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초가 물을 깨끗하게 해줄거라는 믿음이 있어서인지 수초가 많은 수조는 고기항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수를 덜 해주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고기항 못지 않게 수초위주의 수조에서 환수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수초항에서 환수의 장점

아래의 내용은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정보와 일부 주장(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얼음땡이 말하는)이 교묘(...)하게 섞여있습니다.

 

오염물질의 배출

고기수조와 같이 수초 수조에도 통용되는 사실입니다. 수조에 쌓이게 되는 생물들의 대사 산물인 질소산화물(암모니아 또는 암모늄, 아질산, 질산염 등) 및 기타 오염물질을 환수를 통해 배출하고 농도를 낮추어 수초가 오염물질의 독성에 해를 입지 않게 해줍니다. 

 

과영양성분의 배출

중고등학교 때 배운 최소량의 법칙을 기억하시나요? 독일의 식물학자 유스투스 리비히는 식물 성장에 필요한 여러가지 영양소 중 성장을 좌우하는 것이 넘치는 요소가 아니라 가장 부족한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교과서에는 보통 나무물통으로 비유를 많이 하죠.

최소량의 법칙
Law of Minimum 출처 : 전남교육통(https://www.jnedu.kr)

다시 말해 다른 영양분이 아무리 많아도 어느 영양소가 부족하다면 식물은 딱 그정도만 자라고 남는 영양소는 쓰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보통 우리가 액비나 바닥비료로 주는 제품들도 크게는 이러한 공식에 맞추어 NPK 비율이 어쩌고 고기가 있는 항은 이렇고, 고기가 없는 항은 저렇고 포뮬레이션이 다른 것들도 다 이러한 이유입니다.

(실제 정확히 그렇지는 않겠지만) 위의 나무 물통처럼 수조의 영양분이 남아 있다고 하면 수초는 칼륨이 없어 시름시름 앓고, 남아도는 질소 인 탄소 등의 영양분들은 수초와 경쟁하는 이끼가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환수는 우리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영양성분의 상태를 기분좋게 무시하고 최소량의 법칙에서 모자라는 영양성분은 새로 입수되는 물을 통해 올려주고, 남아돌아 이끼가 사용하게 될 수 있는 과 영양성분은 배출을 통해 낮춰주는 매우 훌륭한 역할을 합니다. 다시 말해 환수를 통해 어떤 영양성분이 남고 부족한지 심각하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상태로 리셋을 해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환수 후에 액비를 치는 것도 이러한 개념에서 이해하시면 좋겠네요.

이끼 포자의 배출

사람 몸에 암이 발병하기 까지 수 많은 암세포들이 주기적으로 생겨났다가 억제되지만, 복잡한 기전을 통해 결국 특정한 장기에서 종양으로 발전해 암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수초항에서의 이끼 역시 어느 순간 뿅! 하고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이끼가 보이지 않는 깨끗한 상태에서도 매 순간 억제되고 있다가 성장 환경이 맞으면 수조의 벽이든 돌이든 수초의 잎에 생겨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끼가 발생하기까지 수 많은 이끼의 포자가 수조에 떠다니면서 적당한 환경과 조건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지요.

환수는 이러한 이끼의 발생 원인이 되는 씨앗이라고 할 수 있는 이끼 포자 역시 배출시켜 이끼를 억제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타감작용의 억제

식물도 화학물질을 만들어내서 일종의 대화를 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있는 과학적 사실입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37745#home

 

 

식물도 '말'을 한다 | 중앙일보

고통받은 토마토가 소리를 지른다.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독일의 막스 플랑크 연구소(MPI)의 관찰 결과 이런 일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26일 보도

www.joongang.co.kr

수초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종류의 대화들은 자연상태라면 쉽게 수류에 의해 사라지거나, 호수처럼 수류가 정체되어 있는 곳이라도 수량에 의해 쉽게 희석되겠지만 수조 내에서라면 빠른시간내에 분해되지 않고 다른개체에게 일종의 독성을 나타내거나 오인을 불러일으키는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누가 머라고 말을 했는데 그 말이 메아리처럼 계속해서 들린다면 식물도 환청에 시달리는 것같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요? 또는 트리밍 당한 수초가 " 야 지금 공격받으니까 이 꽉 깨물어라 " 하고 신호를 보냈는데 정작 이 신호가 계속해서 남아있게 된다면, 트리밍하지 않는 수초들도 신경을 바짝 곤두세워 성장의 방해 요인이 될 수도 있는 문제일 것입니다. 이러한 화학적 시그널도 환수를 통해 쉽게 제거가 되고 우리의 수조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 조용한(?) 상태가 유지됩니다.

 

이산화탄소의 공급

이탄을 별도로 공급하지 않는 수조라면 환수로 새롭게 들어가는 (대부분의 경우)수돗물 속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가 수초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은 무이탄 수조를 운영하시는 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내용입니다. 생각(?)보다 수돗물은 많은 이산화탄소와 산소가 용해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기압과 온도차에 의해 관을 빠져나오면서 바로 기화되어 많은 거품이 나는 것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고요. 환수만 잘해도 수초가 잘큰다면 이는 새로운 물에 들어있는 이탄의 공이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적절한 환수의 주기와 수

그렇다면 이렇게 좋은 환수는 얼마나 자주, 또 얼마나 많이 해줘야 할까요? 일부 커뮤니티나 블로그에서는 본인의 질산염 농도의 변화를 계산하여 이에 맞는 환수 주기와 양을 계산하기도 하지만 수초항을 잘 관리하는 전문가(또는 업자;)들의 스케줄을 살펴보면 

주 1회 50%의 환수
or
주 2회 30%의 환수

 

로 많은 경우가 이러한 루틴을 따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소 많아 보이는 환수이지만 이러한 대량의 환수를 통해 위에 열거된 모든 장점들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은 선험적으로 증명된 사실이겠지요. 전문가가 아닌 개인의 경우 국룰로 알려진 주 1회 30% 의 환수로 이끼가 계속 창궐하거나, 물에 냄새가 나거나 하는 등 무언가 수조가 건강하게 운영되지 않는다면 주 1회 50% 환수로 늘려보시는 것을 추천드리겠습니다. 

주 1회 50%의 환수는 눈측으로 환수량을 가늠하기도 매우 편리합니다. 말 그대로 수심의 절반을 빼내고 채워주는 것이니까요 : )

얼음땡의 부세 수조 역시 대부분 주 1회 50%의 환수를 진행합니다. 덧붙여 환수의 주기와 양만큼 중요한 것은 이러한 주기를 가능하다면 꾸준히 유지해주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항상성 유지는 모든 생명활동의 기본이니까요. 많은 분들이 수초항 역시 많은 환수, 꾸준한 환수로 건강한 수조 운영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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