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리프패밀리는 계속 싸울까

2023. 2. 1. 14:37일상적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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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패밀리 가입 후 여러 싸움들을 목격하고 중계도 하고 평가도 하였지만 이제는 늙고 병들어 싸움 구경도 재미가 없고 더 성숙하게 생각해 보면 싸우는 게 원래 재미있는 것인가 하는 마음도 드는 게 철이 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계속 싸우는 리패

한참 싸움이 많을 때는 왜 리패는 계속 싸우는 것인지 이것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카테고리를 나누어볼까 하기도 하였지만 본질은 하나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리패는 잘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최근에는 취미생활로 바로 해수어나 산호에 입문하는 경우도 많아졌지만 2~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우선 수초나 일반 열대어를 키우는 담수(굳이 나누자면)항을 운영하던 사람들이 더 다양한 방법으로 취미를 확장하기 위해 해수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새롭게 접해보는 개념들, 장비들, 그리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생물들은 대부분의 동호인들에게 만족을 주었을 거라 확신합니다. 물에 소금 탄다고 즐겁게 자랑하는 글들도 엄청나게 많았지요. 웹드라이, 카본소스, 빈영양화 등 담수에서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개념들을 새롭게 알게 되고, 보다 전문적인 관리의 영역에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아가는 것, 다양한 장비에 대한 경험과 이해 등 재미를 주는 요소들이 넘쳐다나 보니 일상에 녹아든 나의 해수수조를 관리하고 감상하는 취미 본연의  가치를 넘어서는 마음들이 생겨납니다.

 

이 모든 걸 자랑하고 싶다!

자랑하고 싶습니다. 내 수조를, 내 관리 방법을, 내 장비를, 내 고기를, 내 산호를요. 이 순수할 법한 마음은 커뮤니티에서 묘하게 변질됩니다. 남들도 똑같이 자랑을 하니까 더 자랑을 하고 싶어 지게 되거든요. 설상가상으로 해수인들의 일부는 이미 자랑 DNA가 몸에 박힌 사람들입니다. 원래 고기가 좋아서라기보다 해수가 조명부터 화려하고 자랑하기 좋으니까 입문하게 되는 사람들의 심리는 아마 그런 것이겠지요?  그렇다고 그런 사람들이 좋다 나쁘다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커뮤니티에 이렇게 펌프질을 하는 사람들과 섞이게 되면 사람 심리가 동요하게 되는데 이제부터는 머든 자랑하고 싶어 집니다. 내 직업, 내 재산, 내 차, 내 집, 내 아이 등등.... 해수가 많이 대중화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어느 선부터는 금전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것이 사실인데 이것을 뛰어넘은 사람들은 이미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자랑할 것들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게다가 해수항 운영의 노하우에는 과학적 이해와 같은 무형의 자산까지 자랑할 수 있으니 명품시계를 찬 손을 수입차 핸들 위에 올려 놓고 찍은 손 사진 따위보다 훨씬 더 세련된 방식으로 자랑이 가능합니다. 여느 커뮤니티에서도 자랑질이 있지만 유독 해수 커뮤니티에서의 자랑질은 이러한 점에서 소위 자랑인들에게 더 큰 만족감을 줍니다. 생뚱맞게 맘카페에다가도 해수수조 올려놓으면 모두 부러워하겠지요?

 

과시는 결핍이다.

자랑에 미친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피로감이 상당하여 일부는 커뮤니티 활동을 하지 않게 되거나 이러한 피로감과 해수운영에 대한 피로감이 중첩되어 해수를 접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남은 사람들은 어느 정도 자랑질에 무덤덤해지거나 또는 꾸준히 아는 척, 있는 척을 하면서 언제든 자랑 방아쇠를 당기려고 하는 회원들이 주류의 목소리를 내게 되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대리만족을 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이 분들이 나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일부는 뒤틀린 심성으로 자랑으로 그치지 않는 것이 문제예요.

 

공명심을 네이버에 검색해 보면 공을 세워 자기의 이름을 널리 드러내려는 마음.이라고 나옵니다. 자랑의 최고 업적은 자신을 알리는 것인데 유독 리패에서 이 공명심에 불타는 사람들이  싸움을 일으킵니다. 이 커뮤니티를 위해 내가 이렇게 시간, 마음, 돈을 썼는데 왜 나를 몰라주는가, 저 사람은 이 커뮤니티를 위해 한 일이 없는데 왜 사람들이 좋아하나, 왜 저 사람이랑 친한가 등등...

 

인정받고 싶은 사람들

커뮤니티가 아니면 어디서든 인정받기 어려운 사람들이 유독 커뮤니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지척에서 또는 건너 건너 알게 됩니다. 인정받지 못하면 머 어떻습니까, 그냥 자기 자리에서 물갈이하면서 즐겁게 살면 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게 이 장문이 풀지 못한 문제이겠지요. 자랑하고 싶은 마음들이 쌓여 스스로를 잘난 사람으로 만들고, 스스로가 잘났기 때문에 싸움이 나면 물러서지 않습니다. 지켜보는 사람들은 안타까워하거나 조롱합니다. 어찌어찌 마무리가 되면 또 다음 라운드가 시작되겠지요. 

 

해수 커뮤는 할 일이 많은데...

자랑에도 적절히 브레이크가 작동한다면 해수 커뮤니티는 순기능이 참 많을 것입니다.

  • 비양심적, 비과학적 업체 조지기
  • 신규 해수인들 도와주기
  • 신규 제품 리뷰
  • 관리 노하우 공유 등
  • 자랑도 적절하게 하기

할게 참 많은데 그냥 자랑 게시판을 따로 열어두고 본인의 재산세 내역, 부동산, 계좌, 차량, 최종학력 증명 등을 분리수거장처럼 몰아서 관리한다면 어느 정도 자정작용이 일어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물론 안 되겠지만요. 모쪼록 많은 리패인들이 이번 싸움으로 속상해하거나 조롱하지 말고 취미인 본연의 자세를 유지하시길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해수 탈출은 지능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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