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초항 모스 잘 키우는 법

2023. 2. 4. 23:44일상적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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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모라고 부르는 프리미엄 모스, 국밥처럼 찾게 되는 피시덴 모스, 초보자용 윌로모스부터 물미역을 거쳐 이름도 생소하고 그놈이 그놈 같은 레어모스들까지 모스 사육에 대한 관심도 꾸준합니다. 어떻게 키워야 잘 키울 수 있을까요?

 

 

피시덴 활착유목
잘키운 피시덴 농장

 

생각보다 어렵다

처음 수조를 운영하면서 실이끼, 녹점이끼, 녹가루에 악명높은 붓이끼와 클라도포라까지 겪게 되면,

  • 이끼도 잘되니까 모스 넣으면 잘 클꺼야!
  • 에라이, 이럴 바에는 그냥 각 잡고 모스나 키우자

로 마음이 기우는 경우가 생깁니다. 하지만 만만하게 보던 모스들을 정작 수조에 넣어 수초 키우듯 키워보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모스(악성 이끼들과 구분하기 위해 모스라고 표기)와 이끼는 수조 내에서 비슷한 포지션을 갖는 직접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끼가 잘되니까 모스도 잘될 거야 라는 말을 다시 곱씹어보면, 모스가 잘 자란다면 이끼도 잘될 텐데 내 모스가 잘 될 수 있을까?라고 비판적 사고를 해볼 수 있겠지요.

 

이끼는 억제하고 모스는 잘 클 수 있는 환경이 필요

비슷한 포지션이라고 해도 같은 체급은 아닌 점이 모스 사육의 열쇠가 됩니다. 많은 수초 또는 수중화된 식물들은 기본적으로 이끼에 대한 저항력을 갖고 있습니다. 새로 옮겨 심은 부세의 구엽에는 녹점이 붙더라도 어느 정도 성장에 탄력이 생긴 이후에는 녹점이 붙지 않는 경험을 해보신 분이라면 이 뜻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생각하더라도 녹점은 그냥 녹점만 만들면 땡이고 실이끼는 그냥 길어지기만 하면 땡이니 복잡한 성장의 기전을 가지고 있지 않겠지만 피시덴은 어디에 붙어야할지를 결정하고, 붙고나서는 줄기를 만들고 거기서 잎을 내야하고 등등 나름 고민할 게 많은 식물입니다. 어느정도 진화상의 우위에 있는 생명이라고 본다면 나름 이끼에 대한 저항력도 갖추고 있다고 봐야하겠지요.

초보 수조에서는 이러한 저항성을 갖추기 전이나 또는 저항성을 넘어서는 이끼의 공격에 의해 모스를 걷어내는 결과들을 보게 됩니다. 저항성과 공격력이 비등비등한 경우에도 그렇게 아름답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모스를 키우게 되는 경우들도 있고요. 가령 피시덴 잎의 마디마디에 약한 녹가루 등이 붙게 되면 잎 자체가 퉁퉁해져 아주 볼품없는 피시덴이 되는데 이대로 그냥저냥 같이 크는 상황들이 연출됩니다. 좀 더 고등한 수초의 경우(ex:나나)에는 녹점이나 붓이끼 좀 붙어도 주인 말고 자신은 사는데 크게 불편한 것 없으니 아름답지 않은 동행을 하는 것이겠지요.

하여 모스가 어느 정도 이끼는 붙지 못할 정도의 저항성을 갖추고 이끼는 최대한 억제가 되는 상태(저광량, 저영양)를  유지해 주며 성장을 돕는 것이 모스 관리의 키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초기 세팅에서의 팁

  1. 하이엔드급 조명이 굳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위에 서술한 이유로 되려 광량을 조금 낮춰 쓰는 것이  모스에게는 득이 될 수 있습니다. 시중의 자작 led(바나바나, jled, 조명왕 등)나 메탈라인 등  주요 조명 브랜드의 최상위 모델보다 낮은 단계의 모델로도 충분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2. 적은 고기가 좋습니다. 모든 수초항이 그렇겠지만 많은 고기로 인한 많은 사료투여, 많은 사료로 인한 질소와 인의 부영양이 이끼의 폭번을 유도합니다. 불법적인 농축산업 폐수(분뇨 등) 무단 방류로 녹조사태 나는 것들을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
  3. 새우가 큰 도움이 됩니다. 2자 기준으로 생이새우 100마리 정도가 적은 수가 아닙니다. 많은 새우를 투여하여 초기단계의 이끼를 줄여주는 것이 이끼 예방과 모스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4. 액비보다는 환수가 낫습니다. 수조 안이 모스로 가득 찬 경우가 아니라면 액비보다는 일반 수돗물에 들어있는 영양성분 정도로도 충분히 성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잦은 환수와 약산성의 수질을 유지하는 것이 액비를 때려 넣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기분 상 무언가를 넣어주고 싶다면 칼륨 중심의 액비 정도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이탄은 당연히 도움이 됩니다. 이탄은 언제나 옳지만 모스 중심의 수조라면 이탄이 없어도 네오 부스터 등의 대체재가 있기 때문에 무리하여 이탄 세팅을 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개인 분양글들을 보다 보면 무이탄으로 키운 모스들도 적지 않게 보이고 이러한 모스들의 상태도 꽤 좋아보이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피시덴 활착유목
모스가 잘크면 이끼도 줄어든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관리

잦은 환수와 기다림으로 어느 정도 본인의 모스가 성장궤도에 오른다면 신기하게도 전반적으로 수조에 이끼가 줄어들게 됩니다. 아마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모스들로 인해 이끼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볼 수 있는데 위의 사진은 과한 모스 수조이긴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후로는 광량을 더 늘리거나 온갖 액비를 치더라도 녹점이나 녹가루가 잘 생기지 않았습니다. 이럴 때 모스들은 더 더 더 잘 클 수 있게 되겠지요. 바로 이 시기까지 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려고 이 긴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음...

모쪼록 모스 쑥쑥 키워보시길 응원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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